명예 퇴직이나 정년을 하게 되면 우선 자영업을 생각하게 된다. 아직도 한창 일할 나이인데 무조건 놀고 먹을 수도 없고 그래서 생각하는 것이 자영업이다. 특히 베이붐 세대의 퇴직이 시작되면서 자영업자는 날이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에는 남자 1인 자영업자가 외환위기 이후 가장 많이 증가했다는 보도도 있다.
1인 자영업은 우선 인건비를 줄일 수 있고 망해도 크게 손해 보지 않는다는 생각에 증가하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7월 자영업자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9만6000명이 늘었다. 이같은 증가폭은 10년 만에 처음이다. 이 중 1인 자영업자 증가는 13만4000명으로 전체 자영업자 증가 규모의 68%를 차지했다.
자영업자 중에 남자가 18만2000명이 늘어 전체 자영업자 증가 폭의 93%를 차지했다. 대부분 남자가 창업에 나서는 것이다. 국내 자영업자 비중은 OECD 회원국 중 4위로 높으며 일본이나 미국에 비해 2배 이상이라고 한다.
이처럼 남성이 고용원 없이 시작하는 자영업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이는 베이붐 세대의 퇴직과 깊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자영업이 늘어나면서 벌이가 시원치 않아 문을 닫는 사람도 증가하고 있다. 자영업자의 실태를 보면 보통 월 소득이 150만원 이하가 많고 은행빚은 평균 9000만원에 달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은행 이자도 갚지 못해 깡통상가도 속출하고 있다. 올들어 주택 담보대출은 줄어드는 반면 상업용 부동산 대출은 8조원 넘게 급증했다. 상가를 담보로 돈을 빌렸다 이자를 갚지 못한 연체 비율은 1.44%로 주택 담보대출 연체율보다 0.51%P나 높았다.
자영업의 특징은 주변의 자영업자와의 경쟁이다. 자영업의 위기는 과당경쟁에서 비롯된다. 음식점, 커피점, 호프집, 미용실 등 비교적 작은 자본으로 시작할 수 있는 생활 밀착형 업종이 대종을 이룬다. 많이 생겨나는만큼 경쟁이 심해져 창업도 쉽지만 퇴출도 많은 것이다. 한해 평균 60만개의 업소가 생기고 58만개가 문을 닫는다는 통계다.
자영업 가운데 이용업소의 88.7%, 세탁업소의 62.3%가 연매출 2000만원 미만인 것으로 집계됐다. 월 매출이 200만원도 안되고 매출액에 대한 이익률도 50%를 넘지 못해 한달 100만원의 수입도 안되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자영업자 지원기금 1조원 조성과 소상공인 진흥공단 신설 법안 제출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계획보다는 퇴직후 다른 직장에 재취업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생계형 자영업의 실태와 활로'란 보고서를 냈다. 1인당 국민소득이 비슷한 OECD 국가와 비교할때 약 229만명이 과잉 공급이라는 것이다. 더구나 대기업의 대형마트 진출로 전통시장과 골목 상권이 붕괴되고 있다. 최근 각 지자체가 대형마트의 의무 휴업을 조례로 만들었으나 잇다른 소송 패소로 다시 대형마트가 일요일에도 쉬지 않고 영업을 하고 있다. 생계형 뿐 아니라 제대로 된 중소사업을 운영하려던 자영업자 마저 대기업의 공세에 밀려나고 있는 추세다.
올해는 대통령 선거가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경제 민주화를 외치고 있다. 경제 민주화는 대기업만을 살찌우는 정책이 아니라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도 더불어 잘살게 하자는 것이 포인트가 될 것이다. 자영업이 잘되고 중소기업이 살 수 있다면 지금처럼 부의 편중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차기 정부에 대한 기대를 걸어 보지만 낙관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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