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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실적 부풀리기 이제 그만

by 조무주 2014. 11. 21.

 공무원들이 자신의 업적을 과대 포장하는 경우가 많다. 실무자의 경우 윗사람에게 잘 보이려고, 단체장은 유권자에게 관심을 갖게 하기 위해 실적을 부풀리는 것이다. 충북도는 지난 9월 26일부터 10월 12일까지 오송생명과학단지 일원에서 오송국제바이오엑스포를 개최했다. 이 행사에 96만여명의 입장객이 다녀갔으며 4000여명의 국내외 바이어가 찾아와 국내 1500억원, 국외 10억달러의 상담이 이뤄졌다. 그러나 충북도 행정사무감사에서 임헌경 의원은 "목표 대비 총 입장객수는 큰 폭의 증가를 보였으나 입장권 판매 실적이 저조해 일반적인 초청 입장객을 고려해도 충북도는 최소 16만명 이상을 무료로 입장시켰다"고 주장했다.
 도는 입장객 70만명을 목표로 했으나 96만1427명이 입장했다고 밝혔다. 다행히 수입액이 32억6000만원이어서 당초 목표는 넘어섰으나 26만여명이 더 입장했다면 12억원 이상의 수익을 더 올렸어야 맞다는 것이다. 외형적으로는 성공한 대회였지만 수익을 올리지 못한 속빈 강정이 됐다는 지적이다. 임 의원은 지난해 열렸던 오송화장품뷰티세계박람회와 오송바이오엑스포를 비교하면서 "2013 오송화장품뷰티세계박람회에는 118만7365명이 입장해 41억8000억원의 입장권 수입을 기록했다"며 "바이오엑스포가 규모와 수익에서 크게 줄어든 대회"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많은 사람이 무료로 입장했다면 누가 무료 입장객이었는지도 의문이 아닐 수 없다. 누구는 돈을 내고 들어갔는데 누구는 돈도 내지 않고 입장했다면 무료 입장객이 누구인지 밝혀야 한다. 강현상 의원도 "당초 목표 70만명을 넘어 96만명이 다녀갔다고 홍보했으나 판매된 입장권은 예매 47만장과 현장 판매 4만5000장 등 51만여장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예매 입장권도 도청 실·국과 시·군, 농협 등 유관기관에 배분한 것으로, 유료 입장객의 대다수가 충북도민이어서 동네잔치에 불과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충북에 투자를 약속하고도 입주를 하지 않는 기업이 10군데 중 1군데 꼴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증평군에 2300억원을 투자해 1000여명을 고용하겠다고 충북도와 양해각서를 체결한 한 기업이 부도를 내 MOU가 휴지조각이 됐으며 진천군에 63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MOU를 체결한 한 업체도 입주를 포기했다. 또 옥천군에 550억원 규모의 생산시설을 짓겠다던 기업도 슬그머니 투자를 거둬들였다. 민선 5기 투자유치 MOU를 맺은 기업은 총 293곳이었는데 이중 28개 기업이 입주를 취소하거나 포기했다. 투자협약을 한지 몇년이 지났어도 설계 단계라며 30여개 업체의 입주는 지지부진하다. 투자 유치 실적을 부풀리기 위해 입주 가능성이 부족한 업체와도 투자 협약을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는 이웃인 경북도도 마찬가지다. 경북도는 올해 MOU 체결이 1조5559억원에 달했는데 실제 투자된 금액은 1원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도 MOU는 모두 3조1534억원이지만 실투자는 505억원에 불과했다.
 공무원들의 실적 부풀리기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매년 의회에서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도 시정되지 않는다는 것이 더 문제다. 입장객수를 늘리기 위해 무료 입장객을 늘리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투자 유치도 업체의 경영 실적 등을 명확하게 분석하여 MOU를 체결하고 발표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