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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감사를 위한 감사는 안돼

by 조무주 2015. 11. 16.

  충북도교육청과 청주시가 비슷한 시기에 자체 감사에 나섰다. 도교육청은 선거법 위반 파기 환송심에서 벌금 90만원이 확정돼 족쇄에서 풀려난 김병우 교육감이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를 거는 것으로 보인다. 청주시의 경우는 이승훈 시장이 선거법 위반 등으로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감사에 착수, 검찰 수사와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김 교육감이 1년여간 수사와 재판을 받고 있는 동안 잠잠했던 이 시장이 뒤늦게 검찰 수사를 받게 된 것은 선거 캠프에 있던 인사들 간 갈등에서 비롯됐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이 때문에 당시 캠프에 참여했던 인사들과 인연 끊기에 나선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같은 추측은 이번 감사가 선거 캠프 인사들이 일하고 있는 산하 기간에 촛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도교육청은 본청 부서에 대한 감사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본청의 경우 비위 사실이 발생하면 감사를 벌이는 것이 관례였으나 이번에는 특별한 비위 사실이 드러나지 않았지만 총무, 예산, 시설 등에 대한 감사에 나선다는 것이다. 감사관실은 '징계를 주기 위한 감사가 아니라 도움 기능을 강화하는 감사가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으나 감사실이 감사를 벌이면 여러 가지 비위 사실도 적발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지능형 로봇 구매 비위, 특정 업체 물품 구매 특혜 등이 적발된 적이 있다. 인사에서는 투명성을 강조하기 위해 인사 청탁 직원, 부하에게 부당한 지시를 한 직원, 상사의 부당한 지시를 받고도 밝히지 않은 직원에 대해서는 불이익을 주겠다고 밝혔다. 김 교육감은 취임후 인사의 투명성을 유난히 강조해왔다. 이 때문에 인사 관련 감사가 강도 높게 진행 될 것으로 전망된다. 



 청주시의 경우는 반대로 산하기관에 대한 감사가 주류를 이룬다. 시 체육회, 시 생활체육회, 시 장애인체육회, 직지세계화재단, 자원봉사센터 등 5개 기관이다. 감사 기간은 16일부터 27일까지로 알려졌다. 이들 산하기관은 공교롭게도 이 시장의 선거 캠프에서 일했던 인사들이 재직하는 곳이다. 감사는 보조금 집행이 적정했는지, 운영 경비는 제대로 사용했는지 등을 감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실은 이들 기관으로부터 회계 서류 등을 제출받아 이미 감사에 들어갔다는 말도 나온다.
 이 시장과 돈 거래 의혹을 받는 선거 홍보 대행 A기획사가 수주한 사업의 계약 과정에 대한 감사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생활체육회는 청원생명 쌀 대청호 마라톤대회의 무대 설치 등과 포스터 제작 등의 용역을 이 업체에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장이 A기획사와의 돈거래 때문에 수사를 받고 있는데 이 기획사와 사업을 계약한 기관에 대한 감사는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 시장이 A기획사에 특혜를 주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받기 위한 감사라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청주시 관계자는 '선거와 전혀 무관하며 지난 2011년부터 이들 기관들이 감사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감사를 벌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어떻튼 충북도교육청과 청주시의 이번 감사가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뤄져 비위 사실이 확인되면 엄벌하고 잘못된 관행이 바로잡아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