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프로야구에서 활약중인 이승엽 선수의 투혼이 빛나고 있다. 그는 왼손 엄지의 염증이 악화돼 곪아가는 심각한 상태인데도 출전을 강행하고 있다. 염증은 몸에 무리가 오거나 근육 조직에 상처가 났을 때 신체가 방어 작용을 하는 것이다. 염증이 오래가면 유발 항체와 싸우는 백혈구가 힘을 잃고 죽어 배출되는게 고름이다.염증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곪는다는 것이다. 충분히 휴식을 취하면서 치료에 전념해야 하지만 게임 출장을 강행하면서 몸 상태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이 때문에 엄지를 구부리지도 못하고 젓가락질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의사도 당장 수술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으나 그는 매일 경기에 출전하고 있다.
이승엽 선수가 이처럼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고 출전을 강행하는 것은 요미우리의 하라 다쓰노리 감독과의 의리 때문이라고 한다. 그를 하라 감독이 요미유리 4번 타자로 이끌어줬고 다른 외국인 선수에 비해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는 것이다. 이를 반영이라도 하듯 전반기에 이승엽 선수가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어도 계속하여 4번 타자에 중용했다. 하반기 들어 결국 하위 타순으로 밀리기는 했지만 그래도 이승엽에 대한 애정은 변하지 않는것 같다.
이같은 하라 감독의 사랑에 보답이라도 하듯 하반기 들어 타율이 크게 뛰어 오르고 있다. 2할5푼의 저조한 타율이 2할7푼7리 까지 올라 그의 바람대로 30홈런에 2할8푼대를 바라보게 됐다. 하반기 타율만 보면 3할을 넘고 있다. 더구나 지난 7일 열린 한신과의 경기에서는 4타석 4안타 3홈럼의 괴력을 과시했다. 타격감을 완전히 되찾은 모습이다. 부상에서도 이같은 맹타를 휘두르는 것은 힘을 집중시키는 타고난 타격술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는 입버릇 처럼 하라 감독에게 우승컵을 안겨드리고 싶다고 말해왔다. 하라 감독도 이승엽에게 '타석에 서있기만이라도 해달라'고 말했다고 전해진다. 그만큼 이승엽의 위치가 대단하다는 것이다. 타석에 서있는 것만으로도 상대 투수가 만만히 보지 못한다는 의미다. 4번 타자에서 5번 6번 7번까지 타순이 밀리더라도 그만한 선수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 하라 감독이다. 그러나 이승엽은 서있기만 할 선수가 아니다. 타석에 들어서는한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지난 9일 경기에서 상대 선수가 그의 발목을 밟고 지나갔다. 그러나 그는 화내지 않았다. 어린이들이 지켜보고 있어 화를 참았다고 말했다. 얼마나 의젓한 행동인가. 그래서 한국 국민과 일본의 팬들이 그를 사랑하는지도 모른다.
4년 장기 계약한 선수를 올해만 써먹고 버릴 것도 아닌데 수술까지 미루게 하고 출전을 강행시키는 것도 구단의 고육지책이기는 하지만 이승엽 선수는 감독의 말에 철저히 따르면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더 아름답다. 일본 진출후 2루타를 100개째 터트리고 타점도 300타점을 넘어섰다. 일본 진출 4년만의 쾌거다. 이승엽의 연봉은 6억5000만엔으로 환화로 약 52억 정도라고 한다. 이는 일본 내에서 최고의 대우를 받는 것이다. 숱한 일본 선수를 제치고 그가 연봉킹이라는 것도 자부심을 갖게 한다. 이제 이승엽은 연봉킹에서 타율과 홈럼킹이 될날도 멀지 않았다고 믿고 싶다.
그가 출전하는 일본 프로야구를 보기 위해 서둘러 귀가 하는 직장인이 많아졌다. 그가 홈런을 치거나 멀티안타를 쳐 팀에 공헌하면 3개 지상파 방송의 메인 뉴스에 반드시 등장한다. 그의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 의미하는 것이다. 지난해에 비해 올해는 기대만큼의 성적을 내주지 못하지만 엄지가 곪아가는 큰 부상에도 매일 출전하여 홈런과 안타를 터트리는 그에게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4번으로 복귀한 이승엽은 7경기 연속 안타를 터뜨리며 74득점째를 올려 득점 순위도 3위로 뛰어올랐다.이승엽의 활약으로 11일 도쿄 메이지 진구구장에서 벌어진 야쿠르트와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둬 요미우리는 3연패를 마감했다. 이승엽 선수의 활약에 힘입어 요미우리가 연승하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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