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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초정약수 수질 기준을 만들어라.

by 조무주 2009. 4. 14.

 

 

 

 

충북 청원군 초정약수는 세계 3대 광천수로 약 600여년 전에 발견됐다. 동국여지승람 제15권과 왕조실록 제103권에 그 유래가 밝혀져 있다. 훈민정음을 창제한 세종대왕이 60여일간 머무르며 안질을 치료한바 있다 해 더욱 유명한 곳이다.

 

그런데 최근 이 약수가 음용수 기준치를 넘는 망간 및 알루미늄이 검출됐다고 해 논란이다. 현행 먹는 물 수질기준은 망간 0.3㎎/ℓ, 알루미늄 0.2㎎/ℓ 등으로 설정돼 있다. 초정약수의 경우 개발지역과 취수 깊이에 따라 망간, 알루미늄 등이 최저 0.2㎎/ℓ에서 최고 0.9㎎/ℓ 정도 함유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먹는 물 기준에 의하면 일부 지역에서 기준치를 넘는 것이다.

 

비록 망간과 알루미늄이 먹는 물 수질기준치를 초과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이는 초정약수 자체의 특성 때문이라는게 청원군의 설명이다. 망간과 알루미늄은 먹는 물 수질검사 기준에도 건강상 유해 영향 무기물질이 아닌 색도나 맛을 느낄 수 있는 심미적 영향물질이다.

즉 톡 쏘는 맛이 곧 이산화탄소나 망간, 알루미늄이라는 것이다. 이에따라 수돗물 기준과 약수물 기준과는 달라야 하며 1일 권장량만 지키면 별 문제가 없다는게 초정 주민들과 청원군의 입장이다.

 

그러나 시민들은 불안하다. 먹는 물 기준에 넘는 물질이 검출됐는데 계속 먹어야 하는지 아니면 먹지 말아야 하는지 갈팡질팡 하는 모습니다. 더구나 이곳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주민들은 지역 상권을 죽이려 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최근 초정스파텔을 인수한 ㈜승희건설은 "초정약수를 활용해 대형 스파시설 등을 계획 중에 있는데 이번 사태로 사업에 차질이 있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청원군청 홈페이지에도 한 네티준이 "지난 3년 동안 당뇨에 좋고 아토피에 효과가 있다는 말에 약수를 애용해왔는데 식수로 부적합한 게 사실이냐"며 "이해가 안가고 속이 너무 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청원군 측은 "수소이온농도에 영향을 주는 초정약수의 대표적 특성인 이산화탄소는 혈관강화, 노폐물 분비, 배설촉진에 망간은 간장의 효소작용과 대사촉진에 알루미늄은 생리작용, 피부탄력 등에 효과가 있다는 충북보건환경연구원 연구보고서가 있다"며 "1일 적정량의 약수를 마시면 전혀 건강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망간과 알루미늄이 먹는 물 수질기준을 초과했더라도 인위적으로 오염된 것이 아니라면 인체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번 사태를 기화로 청원군은 초정약수의 광천수 수질관리에 대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초정약수의 1일 최대 음용 가능량을 1000㎖ 정도로 제시하고 있다. 1일 1000㎖ 마시는 것은 건강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에는 먹는 물에 대한 기준은 있지만 약수에 대한 수질 기준은 없다. 충북에도 초정약수를 비롯 부강, 명암 등에 약수터가 있으나 약수에 대한 기준이 없어 명암약수 등은 이미 페쇄되어 찾는 사람이 없는 실정이다. 이에따라 수돗물 기준 처럼 약수물에 대한 수질 기준을 마련해 주민들이 마음 놓고 음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몸에 좋은 약수라도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이에따라 1일 권장량을 주민들에게 정확히 알려야 하는 것이 관공서가 할 일이다. 먹는물 기준으로 본다면 약수는 대부분 부적합 판정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먹는 양을 조절하면 분명 약효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