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오는 21일 남북 접촉을 제의 했다. 북한 당국은 남측 개성공단관리위원장에게 ‘중대 사안’을 통지하려고 하니 책임있는 정부 당국자와 함께 오는 21일 개성으로 오라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지금으로는 중대 사안이라는게 무엇인지 뚜렷하지는 않다. 그러나 현재의 남북 상황을 종합해 볼때 우리가 PSI 참여를 공식화 하려하자 이 문제와 개성공단을 연계시키려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개성공단은 우리가 엄청난 자본을 투자하여 건립했으며 남북경협의 상징으로 삼아왔다. 개성공단을 통해 남북의 교류가 한층 많아진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개성공단은 남북경협의 상징이면서도 우리에게는 볼모가 될 수 있다. 북한이 언제라도 개성공단을 폐쇄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개성공단의 출입을 통제한다면 인적 왕래가 두절된다. 이는 지난번 경험이 말해준다.
이번 남북 접촉 제의는 대상과 의제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아 통상적인 당국간 접촉 방식과는 거리가 멀다. 북한이 왜 이같은 방식을 택했을까? 더구나 16일에 통지하여 21일 만나자고 하는 것은 5일간의 시간을 주는 것이여서 더 많은 것을 생각을 하고 오라는 뜻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통지문을 보낸 주체가 개성공단을 관리하는 북한의 기관이고 초청 대상도 개성공단과 관련한 남측 당국자라는 점으로 볼 때 개성공단과 관련된 내용일 것이다. 개성공단과 관련이 있다면 억류 중인 현대아산 직원 유모 씨에 대한 결과일 수 있다. 북측의 조사가 20여일째에 들어선 만큼 이 문제 관련된 통보일 수 있다는 것이 일부 당국자들의 추측이다. 예를들어 엄중 경고라든지 범칙금을 부과하고 남쪽으로 추방하는 것 등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같은 통보를 위해 중대 사안이라고 말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 문제가 포함됐다 하더라도 PSI와 개성공단과의 연계 가능성 등이 주된 의제가 될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도 PSI 가입 발표를 21일 이후로 미룬 것이다. 남북 접촉을 제의한 16일은 정부가 PSI 전면가입을 발표하려다 신중론이 제기돼 발표가 연기된 다음 날이다. 이는 분명히 PSI와 연계가 돼 있음을 묵시적으로 시사하는 대목이다.
북한이 남북간 접촉을 갖자고 통보한데 이어 거듭 PSI에 대해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을 보면 더욱 명백해진다. 북한은 남측의 PSI 전면 참여가 북한에 대한 선전포고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만큼 PSI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PSI 전면 참여를 빌미로 북한이 개성공단을 폐쇄한다면 엄청난 파장이 우려된다. 당장 개성공단의 조업이 중단될 것이고 그곳에 머물고 있는 인력도 문제가 될것이다. 북한이 남한으로 돌려 보내지 않으면 억류가 된다.
북한은 그동안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남북대화를 거부해왔으며 최근엔 대남 비방을 강화하고 있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이명박 역적 패당은 서울이 군사분계선으로 부터 불과 50㎞ 안팎에 있다는 것을 순간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협박하고 있다. 북한의 로켓발사 이후 경색된 남북 관계가 우리의 PSI 전면 가입으로 더욱 경색되어 남북의 대화마저 완전 중단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 남북관계가 정치적으로 가장 어려운 문제이기는 하나 이명박 정부가 슬기롭게 극복하여 경제살리기와 함께 남북 관계도 봄날이 오기를 고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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