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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노후 저수지 장마전에 대책 세워라

by 조무주 2013. 5. 21.

  강이나 골짜기의 물을 막아 만든 인공 못을 저수지라고 말한다. 흔히 농사를 지을 물을 가두기 위해 만들어지며 상수도, 수력 발전 등에도 이용된다. 제천의 의림지는 삼한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김제 벽골제, 밀양 수산제 등도 삼한시대 수리시설이다. 2000년전 부터 농사를 짓기 위해 이같은 저수지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 저수지는 대부분 노후돼 홍수가 닥치면 붕괴 위험이 있어 이에대한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충북지역의 경우도 저수지 10곳 중 8곳은 건설된지 50년이 넘은 노후 시설이다. 충북도 조사에 따르면 도내 저수지 784곳 가운데 1960년 이전 조성된 곳이 661곳에 달해 84.6%를 차지했다. 이처럼 노후된 저수지는 언제 어떤 사고가 일어날지 몰라 보수와 점검이 시급하다. 50년전에 준공된 저수지를 일명 '밀가루댐'이라고도 부른다. 한국전쟁후 미국의 밀가루 원조로 저수지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 당시 시공업자들은 밀가루 마저 빼돌려 부실 시공한 곳이 많았다.
 지난 4월 12일 높이 8m, 저수용량 25만t의 경주 산대저수지가 무너졌다. 이 사고로 주택·상가 11동이 침수되고 농경지 1만2000㎡가 물에 잠겼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입지 않았으나 대형 사고로 이어질뻔한 위험천만한 사고였다. 산대저수지 제방 붕괴의 원인은 제방과 콘크리트관 사이에 누수가 지속돼 흙이 유실되고 이것이 점차 확대된 때문으로 보고 있다. 산대저수지도 지은지 50년이 지났다.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것도 문제다. 노후 저수지의 경우 이같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사전 예방을 위해 점검과 보수공사가 필요했으나 이를 시행하지 않은 것이다. 1961년 7월 11일 전북 남원에 495㎜의 폭우가 쏟아졌다. 당시 수마로 110명이 목숨을 잃고 건물 1400여동이 사라졌다. 이는 마을에서 500m 떨어진 저수지가 집중 호우로 제방이 무너지면서 한 마을을 급습했기 때문이다.
 저수지는 한국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곳이 있고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는 곳이 있다. 지자체 관리 저수지의 경우 제대로 관리나 수리가 이뤄지지 않아 항상 붕괴 위험이 있다. 흙으로 만든 저수지의 내구연한은 50년이지만 내구연한이 지나고도 아무런 대책없이 방치된 저수지가 많은것도 문제다. 충북도는 산대저수지 붕괴사고 이후 시·군별로 저수지 안전진단과 보수 공사를 실시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도내 저수지는 총 782개소로, 이 가운데 시·군이 직접 관리하는 소규모 저수지는 592개, 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중·대규모 저수지는 190개다. 이중 92%인 719개소가 안전관리가 필요한 시설들이다. 그러나 예산이 부족, 점검과 보수 공사가 제대로 이뤄지기는 어려운 형편이다. 충북도의 관련 예산은 올해부터 2028년까지 15년간의 569억원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에 근래 집중 호우가 잦은 것도 위험의 요소가 되고 있다. 태풍의 경우 1년에 서너개 정도 한반도에 영향을 주며 태풍이 지날때 400∼500㎜의 강수를 동반한다. 이 때 한 지역에 집중적으로 비가 오면 저수지 붕괴위험이 있는 것이다. 이때문에 장마전 저수지 안전 점검이 시급한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