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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충북적십자사 회장 선출 말도 많아

by 조무주 2012. 8. 26.

  충북적십자사 회장 선출을 놓고 이시종 충북지사는 '이장 선거만도 못하다'고 비난했다. 반면 정우택 새누리당 의원은 '절차상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충북적십자 회장 선출이 언제부터 이처럼 정치색이 짙어졌는지 참으로 안타깝다.

  적십자사는 말그대로 무한 봉사하는 기관이다. 가장 순수해야 할 단체가 회장 선출을 놓고 이처럼 대립각을 세워야 하는지 참으로 한심하기 그지 없다. 적십자사 회장은 도지사가 추천한 사람을 운영위에서 추인하는게 전례였다. 그래서 지금까지 도지사 추천인이 회장이 됐다. 그런데 이번에는 운영위에서 투표로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도가 추천한 남기창 전 청주대 교수가 떨어지고 전 충북도교육위 의장인 성영용씨가 당선됐다. 일종의 반란인 셈이다. 이러자 충북도는 최종 추인권을 가지고 있는 대한적십자에 선거 과정의 부당성을 제기하며 신중한 결정을 요구했다. 사실상 승인을 거부해달라는 것이나 다름 없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 회장이 공석이며 현재 부회장이 업무를 대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회장 선출에 배후 조정 가능성도 제기했다. 모종의 정치적 작용이 이번 사태를 몰고왔다는 것이다. 정 의원은 그러나 "절차상에 문제가 있었다면 그날 투표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남기창 교수는 시험을 안본 것과 같다, 당적은 물론이고 당직까지 가졌던 인물이 적십자사 회장을 한다는 건 부적절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반면 이 지사는 "충북지사로서 회장 후보를 추천한게 아니라 적십자사 명예회장으로 추천한 것"이라며 "그런데도 적십자사는 지난 6월초 사전 인준까지 해놓고 돌연 경선을 실시해 잡음을 일으켰다"고 비난했다. 상임위는 추천 인사에 대한 가부를 결정해야 하는 자리인데 경선으로 선출 방식을 전환한 것은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다.

 

 

  어떻튼 이번 사태는 하루빨리 수습하는게 충북도를 위해 바람직 하다. 회장 공석을 지속하는 것도 옳지 않고 도와 적십자간 대립도 좋은 모양새는 아니다. 최종 추인권을 가지고 있는 대한적십자사도 선거를 통해 당선된 성 전 의장을 회장으로 추인할 것인지 재 추천을 요구할 것인지 빨리 결정해야 한다.

  할 일이 태산인 충북도가 적십자사 회장 선출에 매달려 우왕좌왕하는 것을 보는 도민들의 시선도 따갑다. 우선 충북도가 문제다. 선거가 실시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으면 이에 대한 충분한 대책을 세워야 했고 경선이 절차상 맞는 것인지 맞지 않는 것인지 충분히 운영위에 전달했어야 했다. 그런데 경선 실시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가 뒤늦게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정보력 부족에 무능을 드러낸 것이다. 청주·청원 통합 작업에 경제자유구역 지정 여부 등 할 일이 태산인데 엉뚱한데 행정력을 낭비하고 있는 꼴이다.

  이 기회에 도지사가 추천하는 현행의 관례를 바꿔 자유 경선으로 회장을 선출하는 방향으로 전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적십자사는 무한 봉사 단체인데 단체 회장까지 지사가 관여하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다는 것이다. 또 도지사가 선거에 도움을 준 자기 사람 심기에 나선다면 순수한 봉사 단체의 이미지를 흐릴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번 충북적십자사의 사례가 본보기가 되어 전국의 모든 적십자사가 공정한 선거에 의해 회장을 선출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가장 민주적인 방법은 모든 회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공정한 투표를 통해 회장을 선출하는 것이다. 적십자사는 이익단체나 정치단체가 아니다. 따라서 가장 민주적이어야 한다. 회장 선출도 가장 민주적이어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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