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 푸어는 집은 있지만 대출 등으로 이자를 갚기 위해 실질 소득이 줄어 빈곤하게 사는 사람들을 말한다. 집이 있어도 행복하지 못한 것이다. 소득 대비 이자 부담이 10%가 넘으면 하우스 푸어라 한다. 요즘은 주택 가격마저 크게 떨어지는데다 매매도 어려워 더욱 곤란을 겪고 있다.
에듀 푸어라는 말도 있다. 자녀 교육비를 많이 지출하다 보니 생활비를 아껴야 하고 결국 적자 가계를 운영하는 사람들이다. 에듀 푸어는 교육 빈곤층으라고도 해석이 가능할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국내 가구의 교육비 지출 구조 분석'에 따르면 2011년 현재 교육 빈곤층은 82만4000가구에 달한다고 한다. 인구로는 305만명에 이르는 것이다. 자녀가 학교에 다녀 사교육비를 지출하고 있는 632만6000가구의 13%에 해당한다.
이들은 소득에 비해 교육비가 너무 많이 들어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다. 요즘 사교육은 유치원부터 시작되고 있다. 영어 교육에 피아노, 바이올린 등의 교육은 이미 3~5세에 시작하고 있으며 초등학교 대부분의 학생들이 어떤 과목이든 1과목 이상 과외를 하게 된다. 심지어 아침 저녁으로 4~5개 과목의 사교육에 매달리는 학생들도 있다.
중·고등학교에 입학하면 아무리 못해도 영어, 수학의 과외는 기본이다. 이를 하지 않으면 학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학부모가 많아 방과후 학원에 가는 것은 학생들의 일과가 된지 오래다. 야간 강의도 다반사다. 이러다 보니 교육비가 많이 들어 저소득층의 가정에서는 가계에 타격을 받는다.
우리나라 에듀 푸어의 경우 지난해 월평균 313만원을 벌어 86만8000원을 자녀 교육비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소득의 28.5%를 자녀들의 교육비로 지출하고 있는 것이다. 이중 대부분이 사교육비다. 또 에듀 푸어는 한 달에 313만원을 벌어 교육비 86만8000원을 포함 381만5000원을 지출해 매달 68만5000원 씩 적자를 내고 있다.
교육비를 지나치게 많이 지출하는 것인데 우리나라 전체가구의 평균 교육비인 51만2000에 비해서도 높은 것이다. 에듀 푸어의 특징은 의류, 교통, 문화, 보건 등의 지출은 줄이는 대신 교육비는 줄이지 않는 것이다. 이는 자신들이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해 어렵게 산다고 생각, 사교육을 시켜서라도 제대로 자녀 교육을 시키겠다는 의지가 강하기 때문으로 풀이 되고 있다.
교육 빈곤층의 73%는 중산층이라는데 문제가 있다. 사교육비로 지출이 계속 늘어나면 결국 중산층에서 빈곤층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에듀 푸어의 31.7%가 대졸 이상의 학력에 40대 중산층이라고 한다.
사교육을 줄이는 방법이 에듀 푸어를 줄이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인데 현재로써는 마땅한 대책이 없다. 좋은 대학에 들어가야 출세할 수 있다는 뿌리 깊은 인식이 사라지지 않는한 사교육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나마 사교육비를 줄이는 방법은 공교육을 내실화 하는 것이다. 공교육으로 어느 정도 교육 욕구가 충족된다면 사교육을 줄여 나갈 수 있다. 그러나 공교육에도 기대하기 어렵다. 학교에서 배우는 것만으로는 좋은 대학에 입학할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빚을 내가면서 자녀를 가르쳐야 한다는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 자녀가 공부를 잘해서 좋은 대학에 들어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당장 먹고 사는데 궁핍하다면 이는 다시 고려해야 한다. 학력을 중시하는 학부모들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빚에 허덕이면서도 교육비를 줄이지 않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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